2025 대한민국 그림책상에 응모해 주신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선정 결과를 아래와 같이 알립니다.
수상하신 모든 작품에 축하를 드립니다.
| 구분 | 도서명 | 저자명 | 출판사명 | |
|---|---|---|---|---|
| 대상 | 픽션 | 점과 선과 새 | 조오 | ㈜창비 |
| 논픽션 | 이런, 멋쟁이들! | 김유대 | 이야기꽃 | |
| 특별상(장관상) | 꽃에 미친 김 군 | 김동성 | ㈜보림출판사 | |
| 코끼리를 만지면 | 엄정순 | ㈜우리학교 | ||
| 특별상(원장상) | 건축물의 기억 | 최경식, 오소리, 홍지혜 | ㈜사계절출판사 | |
| 경복궁 친구들 | 조수진 | 어흥대작전 | ||
| 청동 투구를 쓴 소년 | 소윤경 | 도서출판 봄볕 | ||
| 환호 | 공은혜 | 마음모자 | ||
| 신인상 | 들어와 | 민병권 | 길벗어린이㈜ | |
예술적 혁신과 시대적 책임
2025년 대한민국 그림책상은 '예술적 완성도·창의성·혁신성·다양성·포용성'을 기준으로 대상(픽션·논픽션), 특별상(장관상·원장상), 신인상을 선정했다.
픽션 대상
『점과 선과 새』는 도시 조류 충돌 문제를 기초 조형 언어인 ‘점’과 ‘선’으로 환원해 생명의 시작과 단절을 응축적으로 보여주며, 글 없는 서사와 절제된 색, 영화적 전환으로 ‘연대’와 ‘공존’의 메시지를 설득력 있게 전한다.
논픽션 대상
『이런, 멋쟁이들!』은 딱정벌레의 형태와 무늬를 대담하게 확장하되, 정밀한 관찰에 기반한 장면 구성과 연극적 타이밍, 코믹 비트로 탐구의 ‘속도’를 독자에게 돌려주는 논픽션 그림책의 모범을 제시한다.
특별상(장관상)
수상작 『꽃에 미친 김 군』은 전통 회화 문법과 책공예를 결합해 K-그림책의 국제 경쟁력을 드러내고, 『코끼리를 만지면』은 ‘본다’는 행위를 촉각–상상–이미지로 재해석해 감각의 차이를 결핍이 아니라 창조의 원천으로 제시한다.
특별상(원장상)
수상작 『건축물의 기억』은 남영동 대공분실을 화자로 내세워 그림책이 역사 기록과 성찰의 장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하며, 『청동 투구를 쓴 소년』은 1인칭 시점으로 올림픽사와 손기정의 이야기를 병치해 역사 기억을 감각화한다. 『환호』는 언어를 최소화하고 색·형태만으로 탄생–성장을 이야기하며, 『경복궁 친구들』은 파노라마 접지와 상호작용적 전개로 책의 물성을 놀이로 확장한다.
신인상
『들어와』는 줄넘기 규칙을 전복해 규칙·권력·합의의 본질을 유머와 긴장 속에 탐구한다. 여백과 대비, 표정·몸짓의 리듬, 반전 결말로 놀이가 어떻게 권력의 장치가 되는지 보여주는 대담한 데뷔작이다.
올해 수상작은 환경·인권·역사 등 동시대 의제를 장르의 경계를 허문 혁신적 형식과 결합해 그림책이 예술 실험과 사회 성찰을 포괄하는 장르임을 재확인시켰다. 수상자를 비롯한 모든 출품 작가와 출판사의 노고에 존경과 감사를 전하며, ‘대한민국 그림책상’이 국내 창작을 지속적으로 북돋고 K-그림책의 국제적 위상을 넓히는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란다.

조오
출판사
(주)창비
『점과 선과 새』는 세상을 바꾸는 작지만 단단한 용기, 서로 연대하는 삶의 소중함을 그린 조오 작가의 그림책이다. 자유로이 하늘을 날지 못하고 인간이 세운 인공 구조물에 부딪혀 죽는 새들을 소재로, 작고 여린 존재들이 낸 용기가 모여 희망으로 나아가는 길을 비춘다. 새들이 비행을 시도하지 않는 높이 5cm, 폭 10cm 미만의 작은 공간을 뜻하는 ‘5x10 규칙’을 모티프로 삼은 이번 작품은 무력한 현실을 환기하는 환상적인 풍경 속에서, 함께 점을 찍고 선을 그리는 작은 존재들의 모습을 통해 더 나은 세상을 바라는 독자들에게 위로와 희망으로 다가갈 것이다.
눈부신 연대의 풍경
공존하는 세상의 아름다움
길가에 떨어진 깃털을 모으는 까마귀는 인간이 일방적으로 만들어 놓은 세계에서 고유한 공간을 빼앗기고 사라진 생명들을 애도하며, 현실과 환상을 오가다 끝내 그 경계를 허물고 다시 점을 찍기 시작한다. 조오 작가가 펼치는 눈부신 연대의 풍경은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세상의 아름다움까지 넌지시 보여 주며 연대하는 마음과 그 실천을 역설하기도 한다. 작품 전면에 선명하게 흐르는 메시지가 묵직한 울림을 주며 깊은 여운을 남긴다.
세상에 그림과 이야기가 있어 다행이라 느낀 순간들이 저를 그림책 작가의 길로 이끌었고, 어느새 저도 몇 권의 책을 세상에 내놓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제 작업물이 책으로 나왔다는 사실만으로도 의의가 있었지만, 이제는 책이 독자에게 어떤 울림을 줄 수 있을지 더 깊이 고민하게 됩니다. 앞으로도 거창하지는 않더라도 독자가 ‘이 책을 만나 좋았다’라고 말할 수 있는 작업을 이어가고 싶습니다.

김유대
출판사
이야기꽃
작은 것들 속에서 발견하는 놀라운 세계!
황금 왕관을 쓴 외계의 임금님,
꽃 피워 달라고 기도하는 달 토끼,
사이좋게 책을 읽는 다정한 두 친구,
띠띠빵빵! 붐비는 자동찻길,
건널까 말까 망설이는 소 한 마리,
어두운 세상 밝히는 환한 보름달…
이게 다 딱정벌레들이 품고 있는 풍경들?
마음 활짝 열고, 상상의 힘을 내어 보세요.
작은 딱정벌레들의 멋진 세계가 열립니다.
온몸이 갑옷처럼 단단한 껍데기로 싸여 있어 갑충(甲蟲)이라고도 하는 딱정벌레는 지금까지 기록된 것만 35만 종이 넘을 만큼 모양도 색깔도 생활상도 다양한 생물군입니다. 이 책은 몸길이가 0.2~15cm 정도로 작은 딱정벌레들의 크고 아름다운 모습을 발견하고 그 속에 담긴 이야기들을 상상하는 그림책입니다. 사슴벌레와 장수풍뎅이에 열광하는 아이들부터 반딧불이의 추억을 간직한 어른들까지 즐겁게 감상하며 생명의 멋진 모습과 자연의 푸른 기운을 흠뻑 느끼길 바랍니다.
책 속에서 하늘줄무늬보석바구미가 말합니다. “작은 것에도 귀를 기울여 줘” 평범하고 존재감 없어 보여도 아름다운 빛을 품고 있다며 스스로에게 주는 격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니 모두가 멋쟁이들!”이라고 말하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마냥 그리는 것이 좋아 시작한 그림책에 멋진 상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완성되기까지 많은 분들이 애정을 품고 다듬어가는 과정이 있습니다. 함께 해 주신 김장성 편집자님과 고선아 디자이너님께 감사의 마음을 드립니다. 모델이 되어 준 스무 마리 딱정벌레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모두모두 더 반짝 빛날 수 있게 최선을 다해 신나게 놀 수 있기를! 스스로 소중히 아끼며 서로 사랑하길 바랍니다.

김동성
출판사
(주)보림출판사
어린 시절, 담장에 핀 나팔꽃을 보고 꽃의 매력에 푹 빠진 김 군은 어른이 되어서도 한결같은 마음으로 꽃을 사랑한다. 김 군의 모든 일상은 꽃으로 가득하다. 사람들은 이런 그를 미쳤다며 손가락질하지만 김 군은 오히려 꽃의 아름다움을 모르는 이들이 안타깝기만 할 뿐이다. 눈 뜨자마자 꽃을 향해 간밤의 안부를 묻고, 다양한 방법으로 꽃을 향한 마음을 표현하는 김 군은 마침내 꽃을 향한 지극한 사랑의 마음을 온전히 담아낼 방법을 찾는다.
이 책의 주인공 ‘김 군’은 18세기 조선에 실존했던 인물 ‘김덕형’을 모티브로 삼았다. 당시에는 한 가지 분야에 몰입하는 것이 지식인의 미덕으로 여겨지던 풍조가 있었는데, 김덕형은 그중 꽃을 사랑하는 것으로 유명한 화가였다.
아쉽게도 현재 김덕형에 대한 기록은 많이 남아 있지 않으며, 그의 책 『백화보』도 그 행방이 묘연하다. 이름 석 자 제대로 남기지 못했으나, 후세에 길이 남을 정도로 꽃을 사랑한 한 남자의 이야기는 김동성 작가의 아름다운 그림과 만나 우리 앞에 꽃처럼 활짝 피어났다.

엄정순
출판사
(주)우리학교
상상에서 체험, 그리고 창작에 이르는 예술적 여정은 그 자체로 감동적이지만, 무엇보다 눈을 뗄 수 없는 것은 아이들과 예술가가 함께 완성한 작품들이다. 손끝의 감각을 시각 이미지로 형상화해 낸 작품들은 누가 봐도 코끼리지만, 흔히 상상하는 코끼리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어 감탄을 자아낸다. 엄정순 작가는 『열반경』에 나오는 ‘맹인모상(장님 코끼리 만지기)’ 이야기를 예술적으로 전복함으로써, 장애에 대한 편견을 유쾌하게 뛰어넘고, 예술과 창의성 그리고 공감과 협력의 힘에 대해 강렬한 메시지를 전한다.
『코끼리를 만지면』에는 시각 장애인 미술 교육을 개척해 온 엄정순 작가의 오랜 경험과 예술적 통찰이 스며들어 있다. 회화와 사진, 조각이 어우러진 이 독특한 그림책에서 보편적인 언어로서 예술의 위대함, 협업 속에서 피어나는 상상력의 힘을 느낄 수 있다.
예술가로서 ‘본다는 건 뭘까?’라는 궁금증을 늘 마음에 품고 있다. 그 궁금증에 이끌려 오랫동안 시각 장애 아이들과 함께 미술 수업을 했다. 1997년부터 사단법인 ‘우리들의눈’을 만들어 아트 디렉터로 활동하면서 다양한 예술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다. 예술가와 아이들이 코끼리를 직접 만져 본 뒤 그 경험을 바탕으로 함께 작품을 만드는 ‘코끼리 만지기’는 그중 대표적인 프로젝트로, 2009년부터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다.

최경식·오소리·홍지혜
출판사
(주)사계절출판사

조수진
출판사
어흥대작전
눈알을 부라리며 속을 빤히 들여다보는 것 같은 해치, 천진한 표정의 천록, 구름 위로 솟구쳐 날아다니는 용, 늠름해 보이는 십이지신. 옛날에는 경복궁에서 왕과 왕실의 수호자들이었지만 지금은 이곳을 방문하는 우리 모두를 위로하고, 응원하고, 축복하는 서수 친구들입니다.
『경복궁 친구들』은 광화문에서 시작해 영제교, 근정전, 사정전, 교태전, 자경전, 경회루, 그리고 신무문까지 경복궁의 다양한 건축물과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이 책은 파노라마 형식의 접이식 그림책으로, 독자들에게 경복궁을 실제로 거니는 듯한 생생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쓰고 그린 책
『위대한 완두콩』, 『2053년 이후, 그 행성 이야기』, 『거울책』, 『달토끼 거북이 오징어』, 『우진이의 일기』등이 있습니다.

소윤경
출판사
도서출판 봄볕
그림책 『청동 투구를 쓴 소년』, 『영원의 얼굴』, 『우주지옥』, 『수연』, 『콤비』, 『호텔 파라다이스』, 『레스토랑 Sal』, 『내가 기르던 떡붕이』를 창작했으며, 「귀신 감독 탁풍운」 시리즈, 「다락방 명탐정」 시리즈, 『우주로 가는 계단』, 『거짓말 학교』, 『구스범스 1』 등 여러 동화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예술을 그림책 속에 담아 어린이, 청소년은 물론 다양한 세대가 즐길 수 있는 문화로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공은혜
출판사
마음모자
생명이 자라기에 필요한 볕과 밤은 누구에게나 동등하게, 언제나 주어진다. 쉴 수 있는 밤은 하루의 끝에 항상 존재하고, 잠으로 토막 난 시간의 끝은 새로이 떠오르는 태양이 반겨주니 말이다. 그림책 속의 사계절은 시종일관 생명력으로 꿈틀거린다. 스산한 가을이든, 노을 진 풍경이든 한낮의 여름이든 말이다. 작가 고유의 빠른 터치와 이색적인 색의 운영으로 그림책의 사각 틀은 우리가 속한 세상을 다시금 바라보게 한다. 그 세상은 자라나는 작은 이와 먼저 자란 큰 자들의 응원과 애정이 가득한 생명력 넘치는 곳이다.
아이를 낳고 아침마다 드로잉을 했다. 어지러운 연필 선을 그으며 새벽 소리를 듣다 보니 이야기가 떠올랐고, 그 이야기는 하나씩 그림책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이따금 이런 식으로 작업하는 내가 먼지 속에 헤매는 괴짜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데 오늘은, 희뿌연 먼지 너머로 많은 사람들의 환대를 들은 날이다.
불안 속에서 시작되었던 드로잉은 이제 그림책이 되어 세상을 돌아 나를 위로하고 있다. 돌고 도는 과정 중에 누구 하나 소외되지 않도록 시선을 내리고 내려 우리의 경계 아래에 있는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이것이 고마운 세상을 향한 나의 환호가 될 테다.

민병권
출판사
길벗어린이(주)
『들어와』는 게임에서 살고 죽는다는 의미를 이중적으로 풀어낸 그림책입니다. 생동감 넘치는 동물들의 표정이 이야기의 긴장감을 더하고,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통쾌한 결말과 장면과 장면 사이에 숨어 있는 이야기가 그림책을 읽는 즐거움을 더합니다.
늑대의 속임수에 걸려든 동물들은 줄을 넘을 때마다 하나씩 사라지고, 늑대의 배는 점점 커져 가요. 동물 친구들은 모두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요? 남을 속이고 욕심을 부린 늑대들의 마지막 모습을 교훈 삼아, 모두 웃을 수 있는 즐거운 놀이를 꿈꾸는 『들어와』입니다.
『들어와』는 결국 저 자신에게 던진 질문과 답이 오가는 대화 같은 책입니다. 한 컷 한 컷 답을 채우며, 아직 못다 한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여정을 열어준 책이기도 합니다.
‘웃음’을 담아내는 것은 제 작업을 이끄는 힘입니다. 웃음 속에 숨은 여러 감정을 발견하는 과정을 좋아합니다. 그렇게 그림 한 장 한 장, 설렘과 즐거움을 채워갑니다.
제가 걷는 길이 옳은지 두렵기도 하지만, 응원과 격려가 큰 힘이 됩니다.
한 걸음 한 걸음, 힘내어 걸어가겠습니다.
장소페럼타워 3층 페럼홀
내용3개 부문 9종 시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