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수상작
2023 대한민국 그림책상에 응모해 주신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선정 결과를 아래와 같이 알립니다.
수상하신 모든 작품에 축하를 드립니다.
선정결과 (가나다순)
(총 8종)
선정결과 테이블
구분 도서명 저자명 출판사명
대상 픽션 사라진 저녁 권정민 창비
논픽션 줄타기 한판 민하 글로연
특별상 내가 예쁘다고? 황인찬, 이명애 도서출판 봄볕
메피스토 루리 비룡소
무등이왓에 부는 바람 김영화 이야기꽃
옥춘당 고정순 길벗어린이
호랑이 생일날이렷다 강혜숙 우리학교
신인상 고롱고롱 하우스 조신애 ㈜사계절출판사
심사위원(가나다순)
권석연, 김민화, 김순녀, 연혜민, 이재민, 한성옥, 한윤아
심사평
<2023년 대한민국 그림책상>을 선정하는데 총 609편의 작품이 응모되었다. 신인상 응모작도 신인의 작품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좋은 작품이 많았고, 아티스트북처럼 예술적인 완성도가 높은 그림책, 구성이 탄탄한 팝업북, 그래픽 노블까지 다양한 형태와 독특한 주제로 우리나라 그림책 분야가 폭넓게 발전하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상(픽션)을 받은 『사라진 저녁』은 긴장감과 호기심을 유발하는 시각적인 연출과 그로테스크한 유머로 작가의 시대적인 통찰과 예술성, 문학성이 빛나는 작품이다.
대상(논픽션)을 받은 『줄타기 한판』은 줄타기의 선을 이용한 '종합예술 그림책'으로, 전통적인 예술과 음악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그래픽으로 리듬을 시각화하고 단순화시키며, 페이지를 넘기는 주체인 독자의 능동적인 참여를 극대화한다.
신인상을 받은 『고롱고롱 하우스』는 집이라는 공간이 만화 '칸'처럼 연속적으로 이어지며 아이를 키우는 반복적인 삶과 내밀한 일상을 사실주의와 우화를 결합한 형식으로 이야기한다. 돌봄을 주제로 한 이야기와 오밀조밀한 그림이 소곤거린다.

특별상을 받은 그림책 다섯 권 중 『호랑이 생일날이렷다』는 한국 옛이야기에 자주 등장하는 호랑이 이야기를 현대적인 그래픽 예술로 재해석을 하였다. 『옥춘당』은 그림책과 그래픽 노블 형식을 적절하게 사용하며 ‘옥춘당’이라는 추억의 사탕을 모티프로 죽음과 노인 이야기를 뭉클하게 다룬 작품이다. 『메피스토』는 인간과 개의 우정을 그리며, 함께 고통을 헤쳐가는 이야기를 다양한 화면구성과 리듬으로 짜임새 있게 다루었다. 『내가 예쁘다고?』는‘예쁘다는 게 뭘까?’를 질문하는 아이의 표정과 마음을 잘 담아내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는 그림책이다. 『무등이왓에 부는 바람』은 제주 예술가들이 4·3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는 활동과 ‘잃어버린 마을’의 풍경을 펜화로 담은 일기 형식의 애도 그림책이다.

상을 받은 여덟 권의 그림책 이외에도 뛰어난 작품이 많았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그림책 작업을 하는 작가와 출판사에 감사드리고 아름다운 노고에 경의를 표한다.
심사위원 김순녀(김시아)
수상작 소개
대상(픽션 부문) 사라진 저녁
사라진 저녁 책 표지
사라진 저녁
글·그림 작가
권정민
출판사
창비
익살스럽고도 서늘한 풍자로 우리 사회를 성찰하다
『사라진 저녁』은 글과 그림이 충돌하면서 빚어내는 아이러니가 매력적인 작품이다. 주민들이 금방이라도 문제를 해결할 것처럼 말하는 글과 달리 그림은 직접 나서지 못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린다. 열심히 사들인 돼지 잡는 물품을 사람들은 차마 직접 사용하지 못하고 ‘돼지 잡아 보신 분’을 우대하는 긴급 구인 전단지를 붙여 돼지 잡는 전문가 뒤에 숨는다. 돼지를 씻고, 잡고, 부위별로 나누고, 구워 먹기까지의 계획안은 이성적으로 생각하지 못하고 엉뚱한 방향으로만 돌진해 가는 사람들의 부조리한 모습을 드러낸다. 바비큐와 파티용품을 주문하는 데 혈안이 된 사람들의 모습은 불편한 일은 남에게 떠밀고 쾌락만을 누리고 싶어 하는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한다.

섬세하고 우아한 조리 도구의 모습으로 시작했다가 일회용기가 쌓여 쓰레기 더미가 된 모습으로 마치는 그림은 기술의 발전 속에서 오히려 스스로의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점점 적어지고 간단해지는 현대인의 모습을 기발하고 간명하게 암시한다. 청소 노동자의 걸레에서 흘러내리는 물기, 돼지를 포박한 밧줄 등 프레임 밖으로 빠져나온 그림도 생생하다. 이렇듯 현실로 다가오는 그림은 권정민표 블랙 코미디를 지금 우리의 이야기로 만들면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사라진 저녁 책 내용 이미지 1 사라진 저녁 책 내용 이미지 2 사라진 저녁 책 내용 이미지 3
작가소개
작가 사진
글·그림 작가 권정민
『사라진 저녁』은 배달 음식으로 가득 찬 엘리베이터 안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주민보다 배달원이 더 많은 엘리베이터. 그 안에 흐르는 적막. 흔한 일상이지만 생각할수록 괴이하고 부자연스럽게 느껴졌습니다. 그 장면 뒤에 숨겨진 이야기를 캐 보고 싶었습니다.

이 책은 살아 있는 돼지 한 마리가 집 앞에 도착하는 것으로 시작하는 한 편의 부조리극입니다. 풍자는 비판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자신을 공격한다고 느끼는 독자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나는 무관하다’라고 생각했던 문제에 내가 포함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깨닫는 것, 나의 모습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것이 희망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저에게 그림책을 만드는 일은 당연해 보이는 한 장면에서 단서를 찾아내고 끝까지 추적해 나가는 일입니다. 그 수사의 기록을 묶으면 한 권의 책이 됩니다. 의심은 사람을 병들게 하는 마음이라고 하지만 창작자에게는 생각을 굴려 나가는 동력이자 작업의 실마리를 찾는 도구입니다. 모든 것을 의심해 봅니다. 그림책이라면 어떠해야 한다는 규칙을 의심해 봅니다.

책을 만들 때마다 그림책이 무엇인지 정의해 보려고 시도하지만, 그 시도는 언제나 실패합니다. 뜻대로 되는 것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창작의 세계에서 다음 책에는 또 다른 실패가 예정되어 있을 것입니다. 실패가 쌓일 때마다 그림책의 경계가 더 넓어지기를 바랍니다.
대상(논픽션 부문) 줄타기 한판
줄타기 한판 책 표지
줄타기 한판
글·그림 작가
민하
출판사
글로연
종합예술인 우리의 줄타기를 공감각적으로 즐기는 그림책
한국의 줄타기는 줄 위에서 보여주는 재주만이 아니라, 줄광대가 어릿광대와 주고받는 재담과 삼현육각의 연주가 더해진 종합예술로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전통 놀이입니다. 『줄타기 한판』은 줄타기의 이러한 특징을 그림책의 물성에 공감각적으로 온전히 녹여 냈습니다. 줄광대가 줄 위를 건너가고 하늘을 향해 솟구치는 아슬아슬한 순간과 삼현육각의 연주를 간결한 시각 언어로 표현했으며, 장면마다 실을 꿰어 줄광대가 타는 줄을 실체적으로 느끼게 합니다. 또한 국가무형문화재 제58호 줄타기의 예능 보유자인 김대균 명인이 어릿광대로, 한산하 전수자가 줄광대로 역할하고 삼현육각의 연주와 함께 책의 내용에 맞춰 펼친 공연을 QR코드로 책에 담았습니다. 이처럼 시각과 촉각, 청각을 통합하여 우리의 줄타기를 표현한 이 책의 구성은 종합예술인 줄타기를 알리기에 더없이 알맞습니다. 간결하게 축약한 조형에 전통적인 색채를 더하고, 여백의 미를 살려 줄광대와 어릿광대, 그리고 삼현육각을 재해석한 그림책으로 줄타기 공연을 즐겨 보세요.
줄타기 한판 책 내용 이미지 1 줄타기 한판 책 내용 이미지 2 줄타기 한판 책 내용 이미지 3
작가소개
작가 사진
글·그림 작가 민하
2010년, 한 그림책 작가의 원화전을 본 후 그림책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그 뒤 긴 시간 동안 그림책을 짝사랑하다 2021년에 처음으로 그림책을 지었습니다. 두 번째 그림책으로 『줄타기 한판』을 낸 저는 아직도 제 그림책 두 권이 어딘가에서 독자를 만난다는 사실이 마냥 놀랍고 설레는 신인 작가입니다. 그런 제가 대한민국 그림책상을 수상하게 되어 너무나 기쁘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종이들이 묶이면 넘겨지는 행위가 생기고, 이는 행위자와 그 묶음 간의 능동적 관계가 맺어지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종이를 넘기는 행위에 종이를 한 장씩 꿰고 엮는 행위가 더해지면 어떨지 생각했고, 종이가 주는 커다란 면과 선으로 된 줄의 만남을 기획했습니다. 기획 과정에서 시도했던 여러 이야기가 있었지만, 종이의 면과 줄의 선이 가장 효과적으로 보일 수 있는 콘텐츠를 고민하다 우리의 줄타기에 닿았습니다.

앞으로 점과 선, 그리고 면이 만나 생기는 조형들을 탐구하고 싶고, 그림책의 물성 안에 저만의 다양한 시각적 언어가 표현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제가 만든 그림책이 누군가에게 쉼터가 될 수 있으면 좋겠고, 저의 수상이 어딘가에서 저처럼 그림책을 오랜 시간 짝사랑하고 있는 창작자에게 희망과 위로가 된다면 참 좋겠습니다.
특별상 내가 예쁘다고?
내가 예쁘다고? 책 표지
내가 예쁘다고?
글 작가
황인찬
그림 작가
이명애
출판사
도서출판 봄볕
『내가 예쁘다고?』 는 쉬운 언어와 소소한 일상에 대한 사유로 시를 쓰는 황인찬 작가가 처음으로 내놓은 어린이 그림책이다. 주인공은 어느 날 같은 반 친구 김경희가 혼잣말처럼 ‘예쁘다’고 말하는 걸 듣는다. 정말 자기에게 한 말일까? 주인공은 ‘예쁘다’는 말의 진짜 의미를 찬찬히 찾아보기 시작한다. 자신의 생김새를 요모조모 살피기도 하고, 할머니에게 들었던 말을 떠올리기도 하면서 예쁘다는 말의 뜻을 곱씹어 본다. 한껏 설레는 마음으로 의미를 찾던 주인공은 김경희가 ‘예쁘다’고 말한 대상이 자신이 아니라 활짝 핀 꽃이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여기서 주인공의 ‘예쁘다’는 김경희의 ‘예쁘다’와 마침내 공감을 이루어 낸다.

황인찬 작가는 주인공의 짝꿍 김경희가 혼잣말처럼 흘린 ‘예쁘다’는 말의 의미를 찬찬히 짚어가며 어린이 눈높이에서 아름다움을 찾아가는 미학의 첫걸음을 보여준다. 2021년에 『내일은 맑겠습니다』로 BIB 황금사과상을 수상한 이명애 작가가 간결하게 다듬어진 문장 사이사이를 채워주었다. 이명애 작가는 교실 안의 평범한 일상에서 살짝살짝 드러나는 섬세한 감정을 잘 살려 자기만의 관점과 표현을 담아냈다.
내가 예쁘다고? 책 내용 이미지 1 내가 예쁘다고? 책 내용 이미지 2 내가 예쁘다고? 책 내용 이미지 3
작가소개
작가 사진
글 작가 황인찬
대학원 아동문학 수업 과제였던 미숙한 원고가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아 출간으로 이어지고 이처럼 뜻깊은 상까지 받게 되어 하염없이 기쁘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내가 예쁘다고?』는 어릴 적 들은 ‘예쁘다’는 말로부터 시작된 의문에서 출발했습니다. ‘예쁘다’는 게 무엇인지, 그 말을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드는지, 어린 시절 품은 마음이 어린이들에게도 작은 질문으로 이어지기를 바랐습니다. 어린이들이 스스로를 마음 놓고 예쁘다고 말할 수 있게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기존의 성역할 관념이 나날이 변화하고 있는 요즘, 그와 관련된 언어에 대한 우리의 생각도 변하고 있습니다. 이 짧은 이야기가 그 변화를 돌아보는 데 작은 보탬이 된다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삶에 대해 생각하고 삶의 아름다움을 살필 수 있는 글을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작가 사진
그림 작가 이명애
2023년을 마무리하는 때에 뜻깊은 상을 받아 영광입니다. 온전히 그림책을 만드는 사람들을 위한 상이 적절한 시기에 만들어지고 그 상을 처음으로 받게 되어 기쁩니다. 오래오래 사랑받는 대한민국 그림책상이 되기를 바랍니다.

평소 황인찬 작가님의 시를 좋아하던 차에 『내가 예쁘다고?』 작업 의뢰가 들어와 즐겁게 그린 기억이 있습니다. 그림책은 글 작가와 그림 작가가 다르면 합이 잘 맞기가 쉽지 않은데, 황인찬 작가님의 시를 즐겨 읽은 덕분에 고민 없이 작업할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은 ‘예쁘다’라는 단어를 쫓아갑니다. 그림을 그리는 동안 저 또한 ‘예쁘다’라는 단어를 입에 달고 살았던 것 같아요. 이 책을 읽고 예쁜 것을 예쁘다고 말할 수 있는 이들이 많아지길 바랍니다.
특별상 메피스토
메피스토 책 표지
메피스토
글·그림 작가
루리
출판사
비룡소
신들의 세계에서조차 외면당한 악마 메피스토. 홀로 외롭게 지상으로 내려와 방황하다 검은 개로 변신하여 사람에게 접근한다. 하필 더 외롭고 운이 없는 한 소녀에게로. 첫눈에 서로의 외로움을 채워 줄 상대로 느낀 검은 개와 소녀는 급속도로 친해진다. 특히 짓궂은 장난, 나쁜 짓을 함께 즐겁게 하며 추억을 쌓는 둘은 서로에게 더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다. 하지만 악마이기에 더 늙지 못하는 저주받은 검은 개는 홀로 소녀가 늙어가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다. 늙은 소녀는 병들고 늙어 기억을 자꾸만 잃어가는데…. 이 둘은 서로를 위해 신과 마지막 거래를 하게 된다. 그림책과 그래픽 노블 중간 지점의 독특한 형식의 이야기. 전 연령대가 가슴 진한 감동으로 함께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메피스토 책 내용 이미지 1 메피스토 책 내용 이미지 2 메피스토 책 내용 이미지 3
작가소개
작가 사진
글·그림 작가 루리
미술 이론을 공부했다. 2020년 『그들은 결국 브레멘에 가지 못했다』로 제26회 황금도깨비상 그림책 부문을, 장편동화 『긴긴밤』으로 문학동네 어린이문학상을 수상했다. 『도시 악어』 등에 그림을 그렸다.

살아가면서, 어떤 비극들은 피할 수 없습니다. 언젠가는 반드시 다가올 이별, 슬픔, 죽음이 있어요. 그런데도, 왜 이런 비극을 안간힘을 다해 살아내야 하는지가 저는 늘 궁금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이야기를 써야만 했어요. 『메피스토』는 비극에 맞서기 위해 쓴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가진 가장 강력한 마법은, 살아가는 것이 비극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 속에서 작은 기쁨을 발견해 내는 것, 그렇게 오늘을 좋은 기억으로 바꿔내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비극에서 시작한 이 이야기에 그런 마법의 순간을 만들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특별상 무등이왓에 부는 바람
무등이왓에 부는 바람 책 표지
무등이왓에 부는 바람
글·그림 작가
김영화
출판사
이야기꽃
제주 4·3의 넋들에게 ‘잃어버린 마을에서 보내는 선물’의 기록
아름다운 관광지 제주. 그곳은 수많은 사람들이 살던 마을을 잃어버리고 억울하게 죽어간 ‘제주 4·3’의 땅이기도 합니다. 그 슬픈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하여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기억과 기록…. 지금 여기의 사람들이 그때 그곳의 사람들을 기억하기 위해 ‘잃어버린 마을’ 무등이왓에 모였습니다. 글 쓰고 그림 그리던 손으로 조 농사를 지어 슬픈 넋들을 위로할 선물을 마련했지요. ‘잃어버린 마을에서 보내는 선물’.

어떤 선물이었을까요? 씨 뿌리고 김매고 거두고... 맑고 향기로운 선물을 마련하여 슬픈 넋들에게 바치기까지 정성어린 과정을 제주 토박이 김영화 작가가 기록하였습니다. 더불어 그림책의 서정을 표현한 노래 영상을 QR코드로 인쇄해 넣어, 노래와 함께 그림책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무등이왓에 부는 바람 책 내용 이미지 1 무등이왓에 부는 바람 책 내용 이미지 2 무등이왓에 부는 바람 책 내용 이미지 3
작가소개
작가 사진
글·그림 작가 김영화
제주에서 태어나고 배우고 자랐습니다.

한라산이 내어 주는 것들과 마주하며 애정을 담아 그림을 그리고 바느질하고 실을 꼬는 작업을 합니다.

『큰할망이 있었어』, 『노랑의 이름』을 쓰고 그렸습니다.

제주의 동료 예술가들, 동광마을 어르신들과 함께 '4·3'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는 술, '잃어버린 마을에서 보내는 선물'을 빚으려 무등이왓에서 조 농사를 지으며 이 그림책을 만들었습니다.

이 책이 억울하게 죽어간 4·3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 그리고 제주 도민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고 우리가 같은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게 하는 데에 보탬이 되기를 바랍니다.
특별상 옥춘당
옥춘당 책 표지
옥춘당
글·그림 작가
고정순
출판사
길벗어린이
그리워 돌아보면, 그 자리에 있는 노을 같은 사랑 이야기!
‘기억하고 싶은’ 모두를 위한 그림책 『옥춘당』

“나는 여름이 고여 있던 그 집을 오래 기억한다.”어린 손녀의 기억 속으로 들어가며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할아버지 고자동 씨와 할머니 김순임 씨는 기차역이 있는 작은 도시에서 살았습니다. 두 손을 꼭 잡고, 소소한 대화를 나누며 웃음꽃을 피우던 늘 다정하던 할아버지와 할머니. 정 많고 따뜻한 할아버지는 낯을 많이 가리던 할머니에게 남편이자 유일한 친구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할아버지는 갑작스레 폐암 말기 선고를 받게 되고, 짧은 시간을 뒤로 할머니의 곁을 떠나게 됩니다. 홀로 남겨진 할머니는 소중한 사람을 잃은 상실감에 조금씩 말과 기억을 잃어 가고, 오직 할아버지를 그리워하며 동그라미만 그리면서 또 다른 시간에 갇히고 마는데….

『옥춘당』은 제사상에서 가장 예쁜 사탕 옥춘당을 통해, 이제는 만날 수 없는 애틋했던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사랑을 떠올리며 만든 이야기입니다. 알록달록 동그란 옥춘당처럼 달달하지만 그 속에 담긴 진한 그리움으로,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만드는 스러지기에 아름답고 가슴 저릿한 노을빛 사랑을 담았습니다.
옥춘당 책 내용 이미지 1 옥춘당 책 내용 이미지 2 옥춘당 책 내용 이미지 3
작가소개
작가 사진
글·그림 작가 고정순
짧지 않은 시간을 보냈던 그림책 공간 ‘초방’은 젊은날의 나의 일터이면서 연마를 위한 준비 기간이기도 했습니다. 지인의 소개로 초방 워크숍에 참여하면서 머물게 된 곳에서 여러 유형의 그림책 독자와 작가, 출판사, 그림책과 함께하는 많은 사람을 보고 지냈습니다. 많은 사람이 오가는 번화한 곳이 아니어서 틈틈이, 한편으로 감정을 삭이는 수단으로 에세이도 써나가며 조금씩 작가의 꿈을 키우게 되었습니다.

내 기억 속 조부모님의 모습을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사랑 이야기가 젊은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님을 말하고 싶었고, 슬픈 세상에 사랑만이 유일한 구원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노부부의 사랑 이야기가 독자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어 기뻤습니다. 노부부의 사랑 이야기에 공감해 주신 심사위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예술의 힘을 믿는 독자들을 위한 이야기를 그림책에 담고 싶습니다.
특별상 호랑이 생일날이렷다
호랑이 생일날이렷다 책 표지
호랑이 생일날이렷다
글·그림 작가
강혜숙
출판사
우리학교
호랑이는 우리 영토에서 가장 무서운 짐승으로, 때로는 익살스럽고 우스꽝스러운 동물로 옛 조상들과 함께해 왔다. 강혜숙 작가는 각종 사료와 민화, 민담 속 호랑이를 새로 엮어 생동감과 개성 넘치는 호랑이 형제를 탄생시켰다. 각기 다른 민담에 등장하는 호랑이를 한배에서 나고 자라 한날한시에 태어난 호랑이 형제로 재구성해, 생일잔치에 모여 자신의 사연을 들려주는 익살스러운 이야기로 만들어 냈다.

『호랑이 생일날이렷다』는 생일잔치의 주인공인 호랑이 형제의 사연이 각각의 페이지에 화려한 그림으로 펼쳐져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민담부터 생소한 이야기까지 아홉 편의 짤막한 이야기를 호랑이의 시점에서 새롭게 엮은 이 책은, 옛이야기를 다시 보는 재미와 더불어 그림 속에 해학과 재치를 숨겨 놓아 찾아보는 즐거움과 매력을 더했다. 세계 어린이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은 강혜숙 작가의 그림은 강하고 거침없지만 디테일마다 의미를 섬세하게 담고 있다. 한국적인 색채에 화려한 형광색과 작가의 개성을 가득 담은 이 작품은 그림책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오래 두고 보고 싶은 소장 가치와 더불어 그림책 읽는 즐거움을 선물처럼 안겨 준다.
호랑이 생일날이렷다 책 내용 이미지 1 호랑이 생일날이렷다 책 내용 이미지 2 호랑이 생일날이렷다 책 내용 이미지 3
작가소개
작가 사진
글·그림 작가 강혜숙
이야기를 짓고 그림을 그리며 자신만의 왕국을 만드는 그림책 작가이다. 대학원에서 디지털콘텐츠디자인을 공부하였고, 데뷔작인 『꼬리야? 꼬리야!』로 2010년 스위스 제네바 어린이가 뽑은 최우수 그림책 상인 Prix P’tits Momes와 2011년 프랑스 북부 지역 도서관이 수여하는 Le Prix Nord Isere를 받았다. 상 받는 것도 좋지만, 어린이들의 칭찬을 더 좋아한다. 쓰고 그린 책으로 『일곱 빛깔 요정들의 운동회』 『별세계』 『수레를 탄 해』 등이 있다. 2023년 대한민국 그림책상 특별상 수상작인 『호랑이 생일날이렷다』는 저자가 한국의 전통적인 색채와 이야기를 알리기 위한 모임인 ‘바캉스 프로젝트’에서 출간한 『호랑이 잔치』를 새롭게 펴낸 책으로, 한국의 호랑이 민담과 민화를 재구성한 그림책이다. 지금은 한국의 도깨비들을 주제로 한 그림책, 『도깨비 임금님 납시었다(가제)』를 작업하고 있다.
신인상 고롱고롱 하우스
고롱고롱 하우스 책 표지
고롱고롱 하우스
글·그림 작가
조신애
출판사
㈜사계절출판사
돌봄의 따스한 정서를 간직한 고롱고롱 하우스
아기가 으앙 우는 소리와 함께 아침이 시작됩니다. ‘고롱고롱 씨’와 아기 ‘바다’의 어느 평범한 하루입니다. 작가는 집 단면도를 닮은 컷 구성으로 칸칸이 하루의 모습들을 묘사하며 아침부터 밤까지의 흐름을 조밀하게 펼쳤습니다. 물리적인 여느 하루로 보이지만 그 기억으로 재창조된 시간입니다. 숱한 하루 중 유독 와 닿은 일상의 모습, 느낌, 아기의 행동, 양육자의 바람들을 방 한 칸 한 칸에 그려 넣어 집 안의 시간을 오밀조밀 만들었습니다. 그 안에는 힘겨움도 보이고 즐거움도 보이고 치열함도 평온함도 있습니다. 부드러운 연필 선에 포근한 담채로 그려진 그림과 그 모습을 다정하게 관찰하는 글이 서로 따듯한 기운을 주고받으며 하루가 무사히 흘러갑니다. 고롱고롱 씨가 낮잠 시간을 알차게 보내고, 둘이서 오후의 날씨와 계절을 만끽하고, 바다가 어제보다 세 발짝 더 걸은 하루. 끝으로 자신을 돌보는 고롱고롱 씨의 시간이 고요히 빛납니다. 오늘도 내일도 별다를 것 없지만 작은 변화와 기쁨으로 살아가고 있음을 말하며 보통날이 마무리됩니다. 세심하고 정성스런 표현력으로 사람과 사람, 사람과 공간이 서로를 돌보는 따스한 정서를 담아낸 그림책입니다.
고롱고롱 하우스 책 내용 이미지 1 고롱고롱 하우스 책 내용 이미지 2 고롱고롱 하우스 책 내용 이미지 3
작가소개
작가 사진
글·그림 작가 조신애
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하고 그림책 그리는 일을 해 왔습니다. 지금은 여섯 살 아이를 키우며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40대입니다.

이 책은 육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저는 늦은 나이에 육아를 시작해, 주변에 아는 사람도 없는 곳에서 종일 말없이 집에서 육아를 하며 몸도 마음도 쉽지 않았습니다. 육아는 자신을 내려놓는 시간이었습니다. 낮에 육아를 하면서 일을 병행하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그전에 하던 일과 멀어지고 매일이 새로운 일들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다양한 순간을 생각하고 그려 보고 싶었지만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눈앞에는 아이와 고양이 모습만 보였습니다. 낯선 곳에 혼자 동떨어져 있다는 감정을 떨칠 수 없던 어느 날, 아이와 고양이가 성장하고 생활하는 정적의 순간이 정말 예뻐 보였습니다. 그 누구도 말을 하고 있지 않았지만 지금의 풍경이 제게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었고 이곳을 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록 고롱고롱 씨는 상자 같은 네모난 집에서 하루를 보내고 있지만, 다음 칸 다음 칸이 계속 나아가고 있습니다. 저 역시 지금은 아이가 많이 자라 그때보단 여유롭게 그림을 그리고 지냅니다. 어떤 시간도 영원한 것은 없기에 이 그림책을 시작했던 그때가 그립기도 합니다. 각자의 힘든 시기가 잘 지나가고 나서 ‘그때 그런 일들이 있었지’ 하고 그리워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아이들에게 눈높이를 맞추어 새로운 공감대로 이야기를 펼쳐 보고 싶습니다.
2023 대한민국 그림책상 시상식
일시2023.12.5.(화) 15:00
장소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 20층
내용3개 부문 8종 시상